조선시대 군주 중에서는
정말 맘에 드는 왕이 몇 없는 것 같다.
그중에서 내가 그래도 좋아하는 왕이
정조다.
문무를 겸비하였고, 많은 개혁들을 하기도 했고
조선 후기에 조선을 바로 세우려 노력한
몇 안 되는 왕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정조하면 생각나는 게 수원 화성이다.
정조의 효심에서 비롯해서 계획되고 정약용의 설계로 지어진
수원 화성을 꼭 한 번 눈으로 보고 싶었는데,
수원이 은근히 발길이 닿지 않는 지역 중 하나였다.
꽤 멀기도하고 화성 외에는 주변에
관광지라고 할 데가 그다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큰 맘을 먹고 한 번 수원을 가보았는데
생각보다 가볼만 한 곳이 꽤 많았고
아주 마음에 드는 여행지였다.
수원에 도착하니 정말 크고 멋있는 팔달문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하늘까지 맑았다!>.<
이렇게 첫인상이 좋은 수원에서
더더욱 좋은 느낌을 준 장소가 있었는데
바로 '시인과 농부'라는 20년 넘게 영업해 온
전통 찻집이다.
영업시간 13:00~23:00 화요일 휴무
대표 메뉴 감주, 수정과, 대추차 7000원
(참고로 커피는 팔지 않는다.)
팔달문에서 도보로 굉장히 가까운 위치에 있다.
20년이 넘는 전통에 걸맞게
인테리어가 굉장히 정감이 갔다.
또 그간의 세월들을 증명해주듯
벽면에는 수많은 쪽지들이 붙어있었고
찍지는 않았지만 많은 방문객들이 적어 놓은
방명록 노트들 또한 탑처럼 쌓여 있었는데,
그 양을 보니 정말 오랜 시간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찻집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이전의 모든 방문객들처럼 이곳에
내 발자취를 남겼다.
나는 아늑한 안쪽으로 들어가 넓은 원형 테이블에 앉아
이 찻집의 대표 메뉴인 감주를 주문했고
추가로 한 종류의 차를 시켰다.
다녀온 지 꽤 되었기 때문에 어떤 종류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차가 꽤 맛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당연히 대표 메뉴인 감주는
시원하고 달달하니 정말 맛있었다.
대표 메뉴이니만큼 당연하겠지만
기대에 충족시켜주니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곳에서
만족을 준 것이 있었는데
바로 감자였다.
감자는 음료를 주문하면 서비스로 나오는 것인데
평소 삶은 감자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서
왜 감자를 서비스로 주나 생각하고
처음에는 그다지 눈길이 가지 않았다.
그런데 한 입 먹고 나서 생각이 확 바뀌었다.
짭조름 하니 정말 맛있었고
감주랑 먹기에도 너무 잘 어울렸다.
따로 판다면 돈 주고 더 사가고 싶을 정도였다.
의외의 장소에서 삶은 감자에 눈을 뜨게 되었다.ㅋㅋ
정말 맛있고 재미난 시간을 보내고 나오는 중에
현금이 없었던 나는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는 말에
잠시 당황했지만,
다행히 계좌이체도 가능하다고 해서
셈을 잘 치르고 나왔다.
처음으로 간 수원에서
정말 맘에 드는 찻집을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가웠고,
또 수원에 가게 된다면
여지없이 재방문할 것 같은 최고의 찻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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