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랜 기간 바리스타 일을 했었던 나는
평소에 커피에 관심이 많고 또 굉장히 많이 마신다.
그러면서도 막상 집에서는 귀차니즘이 심해서
직접 커피를 해 먹지는 않았고
그러니 당연히 모카포트에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한창 유럽여행을 다닐 적,
이탈리아에서 숙박을 하면
모든 집에 항상 모카포트가 있는 것을 보고서는
모카포트에 처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유튜브를 통해
모카포트 관련 영상을 많이 보았고
그러면서 모카포트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다.
그러다 하루 마음을 먹고 고르고 골라 모카포트 하나를 장만했다.
물론 모카포트에 맞는 굵기의 원두 또한 인터넷을 통해 구매했다.
그렇게 모카포트를 사용해서 처음으로 커피를 만들어보았는데
일반적인 카페에서 먹는 커피와는 또 다른 매력의 맛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나도 모카포트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모카포트의 구조는 굉장히 간단했다.
위의 사진처럼 커피가 추출되어 올라오는 상단부와
물을 담는 하단부, 그 사이의 원두를 담는 필터까지
딱 세 부분으로 나뉘어있다.
추출방법 또한 어렵지 않은데
먼저 물을 하단부의 우측 부분에 보이는
볼트 부분을 넘지 않게 담아주고
그위의 필터를 얹어 원두를 적당량 담아
평평하게 살살 눌러준다.
그리고는 상단부를 올려 꽉 잠가준 뒤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주고 약불로 가열해주기만 하면 끝이다.
보통 모카포트를 사면 삼발이를 같이 주는 곳들이 많은데
만약 주지 않는다고 해도 따로 구매하기 쉽고,
굳이 없다고 해도 모카포트를 가열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주 약한 불로 일정한 시간을 가열해주다가
귀를 기울여 보면 어느 순간 끓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그 소리를 듣고 몇 초 후에 커피가 상단부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때 커피와 같이 올라오는 향이 정말 좋다.
카페에서 나는 커피 향 부럽지가 않다.
일반적으로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면
잔에 아주 이쁘게 크레마가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모카포트에서는 그 정도의 크레마를 보기가 어렵다.
그런데 위 사진처럼 약간의 크레마가 형성되면
집에서 이 정도면 잘 추출했다는 생각에 뿌듯해진다.
집에서도 이렇게 간단하게
질이 좋은 커피를 만들어 마실 수 있다.
이제 이렇게 만든 커피는 그냥 자체로 마셔도 되고
기호에 맞게 물로 희석해서 마셔도 된다.
나는 큰 잔 하나를 준비해서 안에 얼음을 가득 넣고
그위에 커피를 부어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해 먹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원두에 따라 맛이 다양하겠지만 내가 주문했던 원두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마실 때 굉장히 맛이 좋아서
한 번 해 먹어 보고는 그렇게만 먹고 있다.
다 마셨으면 모카포트 역시 세척을 해주어야 하는데
모카포트는 세척이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모카포트를 세척할 때는 물로만 세척해주면 되고
특히 주방세제를 사용해서는 안되는데
그것이 다음에 내릴 커피의 맛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물로만 세척하면 모카포트를 완벽하게 세척해줄 수는 없지만
그게 오히려 쌓이고 쌓여 커피의 맛을 더욱 좋게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탈리아에서는 어릴 때 부모님이 사주신 모카포트를
성인이 되어서까지 계속 사용한다고 한다.
이렇게 나만의 모카포트를 하나 만들어가는 과정 또한
굉장히 매력적인 것 같다.
나도 모카포트를 장만했으니 진정한 나만의 모카포트로 거듭나도록 10년 20년 잘 사용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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