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포스팅이었던
'복사꽃 싸롱'에서의 시간 이후
슬슬 허기가 져 홍게를 사러
'주문진 어민 수산시장'으로 향했다.
먼저 주문진 해안 주차타워 주차장에
주차를 해두고 대략 5분 정도 걸어서
어민 수산시장에 도착했다.
어민 수산시장은
주문진항 바로 옆에 있다.
때마침 항구로 배가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는데
내륙에 사는 나로서는
바닷가의 짠내와
이런 예스러움이 정말 좋았다.
주문진 어민 수산시장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았는데
그래도 다닥다닥 붙은 가게들 앞으로
쭉 늘어선 가판대에 놓인 많은 횟감과
홍게들이 눈길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홍게를 파는 가게들은
가판대에 죽은 홍게들을
아래 대야에는 살아있는 홍게를 팔고 있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많은 양의 홍게를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가장 저렴한 5만 원짜리 대야에도
꽤 큰 크기의 살아있는 홍게들이
대략 7~8마리씩 들어가 있었다.
죽은 홍게는 그보다 더 저렴하게
더 많은 양을 살 수 있겠지만
기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맛있게 먹기 위해
살아있는 홍게를 사기로 했다.
입구에서부터 끝까지 쭉 걸어가며
홍게들의 상태를 살펴보았는데
그중에서 가장 끝에 있는 우측 가게가
우리의 발길을 붙잡았다.
처음에는 3명이서 먹을 홍게를 고르는데
10만 원짜리는커녕
5만 원짜리 대야의 홍게들도
양이 너무 많아 보였다.
'다 먹을 수 있을까??'
의심을 하며
5만 원짜리 대야의 홍게로 결정했고
소쿠리에 대략 8마리 정도를 옮겨 담아
바로 옆, 따로 홍게를 쪄주는 곳으로
안내를 받았다.
그곳에는 1번부터 4번까지
번호가 붙은 4개의 찜기가 있었고
불티나게 홍게가 쪄지고 있었다.
우리는 기다렸다가
우리의 홍게가 몇 번 찜기로 들어가는지
잘 보고 기억을 해두어야 했다.
우리보다 앞선 손님들이 있어서
대략 40분 정도의 기다림 끝에
잘 쪄진 홍게를 받았다.
홍게를 찌는 비용은 따로 있는데
봉지에 넣어가면 만원,
스티로폼 박스에 포장을 해가면 15000원이다.
현금 결제만 가능!
우리는 숙소에 가서 천천히 씻고 먹으려 했기 때문에
홍게가 따뜻하게 유지되도록
스티로폼 박스를 요청했다.
생각보다 스티로폼 박스의 보온력은 상당해서
숙소에서 홍게를 꺼냈을 때까지도
아주 뜨거운 상태였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홍게 먹방 시간이 다가왔다.
홍게를 먹을 때 궁합이 좋은
화이트 와인도 미리 준비했다.
그래블리 포드 샤르도네 2016을 선택했는데
낮은 당도와 가벼운 바디감이
홍게와 정말 잘 어울렸다.
홍게와 화이트 와인.
완벽한 마리아주다.
홍게 다리를 하나하나 떼어먹고
몸통만 남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홍게의 통통한 살이 정말 역대급 맛이었다.
남은 홍게 몸통도 열어서
안에 있는 내장과 살을 야무지게 먹어주었다.
처음에 볼 때는 굉장히 많아 보이던 홍게가
우리 3명이 먹기에 엄청 많은 양은 아니었다.
우리를 너무 과소평가했나 보다.
결국 남은 게딱지에 모조리
밥까지 비벼 먹었고 그제야 배가 불렀다.
홍게 다리를 몇 개 더 먹고 싶었는데
살짝 아쉬웠지만
밥까지 충분히 배불리 먹었고
세 명이서 홍게를 5만 원에 이 정도로 먹은 것이
정말 가성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면 앞으로 홍게 먹을 때는
주문진 어민 수산시장을 애용할 것 같다.
제철에 홍게 먹기 대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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